[고등부 장려상] 천애지각_이보나

고등부

장려상

작품제목

천애지각

이름

이보나

작품설명

아버지의 죽음 직후, 남겨진 딸에게는 근심이 가득하다. 그 중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정신이 온전치 못한 그녀의 어머니. 어머니는 텅 빈 장례식장을 눈 앞에 두고도 계속해서 "조금만 기다리면 다들 금방 올 거다"라는 식의 고집을 부린다. 자기들에게 도움을 받은 사람들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힌 인명록을 들이미는 어머니를 볼 때마다 딸은 점점 답답해져가는데, 얼마 지나지 않아 돌연 많은 사람들이 차례대로 찾아오기 시작한다.

기획의도

대부분의 죽음이 그러하듯 그것들은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, 우리가 모르는 사람들에게 늘 찾아가고 있습니다. 그 모든 것에 우리가 전부 일일이 신경을 쓸 순 없을 겁니다. 하지만 꼭 모르는 사람이 아닌, 아는 사람들이라도 시큰둥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? 찾아오는 사람이 지나치게 적어서 마지막날에 관을 옮기는 것조차 고용인의 도움을 빌려야했던 한 지인의 장례식 일화가 떠오릅니다. 그의 아버지도 살아생전 주변에 많은 것을 베풀며 살았다고 하는데, 그 분의 도움을 받은 그 수많은 사람들은 왜 아무도 오질 않았을까요? 아버지를 믿고 대여한 가장 큰 방이 텅 빈 것을 보며 제 지인은 무엇을 느꼈을까요? 이러한 것들을 생각하다가 이 이야기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. 과연 무감정한 우리의 심리는 무엇일지, 고인을 향한 무관심이 남은 그의 가족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가 고민되는 작품이었으면 좋겠습니다.